공화당 전당대회, 왜 클리블랜드에서 열었나
공화당 전당대회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것은 지난 1936년 이후 80년 만이다. 이곳은 현재 ‘안티 트럼프’ 시위가 사라졌고,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함께 기원하는 축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다운타운 곳곳에는 클리블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대형 포스터와 벽화가 다운타운 마천루를 장식했다. 한 건물의 벽에는 ‘세계 최초의 교통신호등이 1914년 8월 클리블랜드의 유클리드 애비뉴(Euclid Avenue)에 설치됐다’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었고, 한 호텔에는 ‘종전에 공화당 전당대회가 클리블랜드에 열린 것은 1936년이었다’고 벽에 붙어 있었다. 이렇게 전당대회를 통해 최대한 도시를 홍보하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관광 안내책자를 뿌리는 자원봉사자도 거리마다 보였다. 클리블랜드는 어떻게 전당대회를 유치했을까? 먼저 미국의 각 도시는 전당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이번 전당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응찰에 나선 도시들은 클리블랜드를 비롯해 댈러스, 덴버, 캔자스시티, 피닉스, 라스베이거스, 신시내티,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등이었다. 이날 하드락 카페에서 ‘트럼프를 위한 아시안(Asians for Trump)’ 후원회 현장에서 만난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의장은 “그동안 클리블랜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응찰했으나 숙소 등이 부족한 이유로 계속 외면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최근 퀴큰론스 어리나(전당대회장) 인근에 힐튼 호텔을 비롯해 호텔 4개가 새로 열려 숙소 문제를 해결한 게 전당대회 유치 성공에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미 1년 전에 클리블랜드는 유치비 3000만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클리블랜드는 과거 1924년과 1936년에 공화당 전당대회를 유치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전당대회는 경합주에서 열린다. 선거 승리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08년이 성공적인 사례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경합주인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렸는데, 당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는 전당대회 덕분에 이곳에서 활발한 풀뿌리 선거 캠페인을 벌였고, 결국 콜로라도에서 승리를 쟁취했다. 하지만 결코 승리 보장은 아니다. 지난 2012년에 공화당은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전당대회를 열었으나 대선 때 밋 롬니 후보가 이곳에서 패했고, 민주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졌다. 특히, 공화당의 경우 경합주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해당 주에서 이긴 것이 1992년 텍사스주가 마지막이다. 프리버스 의장은 “여러모로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상의 노력을 해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다음 주에 역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전당대회를 연다. 퀴큰론스어리나(클리블랜드)=원용석 특파원